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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훈이 만난 사람]“안산시 공립시설 지역 블랙홀이다”

권현섭 안산협회장 파워인터뷰
권현섭 안산장기요양기관협회장(로뎀요양원 원장)
 

입춘이 지난 것이 실감 난다. 30년 사회복지사의 길을 걸어온 분을 만나러 가는 설렘에 봄바람까지 마중 나와 있었다. 2023년 안산시 장기요양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안산시 사동에 로뎀요양원을 운영하시고 계시는 권현섭 회장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로뎀요양원 입구는 코로나 진단키트 검사로 방문객을 철저히 검사하고 있었고 취재진도 예외는 없었다. 활짝 웃으시며 반겨주시는 모습에 자주 뵌 것 같은 인상으로 편하게 인터뷰를 시작하게 되었다.

Q: 안녕하세요? 원장님 어떻게 사회복지의 길을 걸어오게 되셨는지요?
A: 네 30년이 넘었군요. 세월이 참 빠릅니다. 제가 60이 넘었고 30대에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기시작 했으니까요. 경기도 양주에 있는 서울 정신요양원에서 보조원으로 근무했었죠. 그 후 강원도 철원 은혜장애인요양원, 포천 자애원등 정신요양원에서 근무했고요. 지금 로뎀요양원은 코로나 기간에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어려움이 많지만 걸어왔던 길이니 앞으로도 가야겠지요.
 
Q: 2008년에 장기 요양보험제도가 생기기 전부터 현장에 계셨기 때문에 변화된 것들과 개선해야 할 것 들을 누구보다도 잘 아실 것 같은데요. 현재 안산에서 장기요양협회장님을 맡고 계시다 들었습니다. 안산의 요양원의 현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현재 안산에는 요양 시설이 111개가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정기적인 모임이 거의 되지못했고, 그로인해 비대면 으로만 소통이 되었었죠. 올해 제가 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월 1회 모임을 갖고 코로나 때문에 못했던 만남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안산에는 지역 총량제가 시급합니다. 요양시설의 개수가 너무 많습니다. 대부분이 정원대비 75% 정도만 입소되어있는 현실이죠. 생계에 지장이 있는 요양시설이 많다보니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형편의 시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Q: 노인인구가 급증하여 시설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안산시의 상황은 다른 것 같아 보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노인인구가 많다하여도 실제 요양원에 입소하는 노인들의 수와는 다른 수치입니다. 현재 안산에는 요양원의 개수가 포화상태입니다. 하지만 시에서는 치매전문요양원을 설립예정이라고 합니다. 현 이민근 시장님의 공략사항이라고 하지만 시에서 설립한 요양원이 만들어질 경우 기종의 많은 요양원이 문을 닫는 일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때문에 한노협 안산시 지회와 협동하여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Q: 입소자가 부족하다는 것은 요양원을 만들 때 생긴 경제적인 손실이 누적으로 발생된다는 것인데 안산의 많은 요양원이 이러한 현실이라는 말씀이신지요?
A: 정확히 보셨습니다. 요양원을 만들 때 대부분 은행대출로 시작을 합니다. 지금 은행대출이자를 보시면 알 것입니다. 많아지는 요양원과 더욱 좋은 시설을 만들기 위한 투자가 빚더미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시에서 만드는 대형 치매전문요양원을 막으려는 것입니다.
치매전문이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이미 요양원에서는 치매 어르신들을 케어 하고 있습니다. 시에서 대형치매요양원을 만들면 기존의 요양원의 어르신들은 그쪽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이것은 기존의 요양원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치매 전담실을 만든다면 수가가 더욱 높아져서 국민들의 세금을 더 걷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인터뷰 후 기자와 함께 한 권현섭 회장(우측) 

할 말이 산더미 같다는 말과 함께 취재진에게 음료수를 권했고, 그는 막힘없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Q: 현실적인 어려움이 느껴집니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였는데 요양원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중에서 특별한 예를 들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네. 한두 가지가 아니죠. 그중에서 세탁과 급식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네요. 위탁을 맡기게 되는 코로나시대죠. 그런데 모든 것을 맡기지 않으면 위탁이 안 됩니다. 어르신용 손수건, 요양보호사 앞치마까지. 즉 요양보호사가 손수건 하나 빨면 안 됩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급식도 마찬가지에요. 요양보호사는 배식업무를 하면 안 됩니다. 조리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니 별도로 또 뽑아야 합니다. 요양원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이렇습니다. 환수당하기 싫으니 꼼수에 꼼수를 쓰는 곳이 없겠습니까?

Q: 상당한 스트레스일 같은데 시나 건보에 건의를 올려보신 적은 있으신지요?
A: (빙그레 웃으시며) 제가 안 해 봤겠습니까? 1577-1000번을 눌러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공단에서는 상담봉사자들을 두고 있습니다. 인력이 부족해서이겠지요. 그런데 시설 청구비에 대한 규율이 바뀔 때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지겠습니까? 매번 법을 따르느라 분주할 뿐입니다. 환수를 안당하는게 목적이니 요양시설은 분위기가 화기애애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A: 그렇군요. 많은 요양보호사들과 어르신들이 공존하는 곳인데 듣고 보니 마음이 많이 무거워집니다. 그렇다면 요양보호사의 처우 문제와 수급문제들도 역시 고민이 되실듯한데 어떠신지요?
Q: 날카로우시네요. 제가 염려하는 부분이 바로 그것입니다. 요양보호사자격증은 이미 장롱면허가 된지 오래입니다. 초창기에 시작했던 요양보호사교육원만 엄청난 수익을 걷었죠. 100명중 20명만 활동한다고 보면 됩니다. 거기다가 요양보호사로 활동을 딱 1년만 하고 그만둡니다. 퇴직금은 당연하다지만 실업급여를 요구하는 분들이 있죠. 개인사정인데 실업급여를 줄 수 없다 하면 그때부터 갈등이 시작됩니다. 요양시설 운영자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거지요.
이런 부분에 특별 조례가 필요함까지 느끼고 있습니다. 안산시에는 노조가 있는 시설도 있습니다. 그곳은 급여가 더 높으니 타 시설과의 갈등도 생기게 됩니다. 

A: 원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안산장기요양협회장을 맡으신 이유도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이는데 조심스럽게 여쭙게 되네요.
Q: 지역에서 협회를 만드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함께 공존해보자는 겁니다. 갈등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함께 해결하기 위해 서로소통할 수는 있습니다. 좋은 방향으로 서로 끌어주고 당겨주는 것이 사회 아니겠어요? 지역사회복지에 이바지하는 것이 요양시설의 목적중 하나입니다.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허락된 시간이 짧아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지 못했지만 분명히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강한 권현섭 회장. 그는 요양원과 협회를 오가며 오늘도 바쁜 걸음을 걷고 있었다. 책상에서만 하는 것이 행정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남긴 채 처음 봤던 모습처럼 봄바람 같은 미소로 배웅해주었다. 봄바람은 바램이 되어 다시 만날 거라고 속삭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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