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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보다 무서운 건 일관성없는 국가정책

종사자 처우개선과 총량제에 온 힘 쏟을 터, 평택노인장기요양협회 진용삼 회장
경기도 평택시는 인구 54만 명의 큰 도시다. 주한미군사령부와 미군비행장이라 는 넓은 부지를 제공하고도 21개 도시개발을 동시에 진행할 정도로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평택시의 노인요양시설은 47곳이 있으며, 대부분은 90인실 이하 규모이다.
 
평택시 장기요양협회 진용삼 회장이 운영하는 한빛요양원은 삼성반도체 공장이 입주하는 고덕지구 국 도변 시골 마을에 있다. 골목으로 들어서니 여물어가는 옥수수들이 먼저 반겨준다. 도시개발이 한창인 평택시에서 이런 시골 풍경은 다시 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대면 면회가 중단된 정문을 지나 한빛요양 원 후문을 열고 평택시 장기요양협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요양원 설립 계기는
2017년 설립하여, 지금까지 9인 노인요양공 동생활가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6년에 목회 를 접고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가 갑자기 치매 진단을 받으신 어머니를 모시게 되었다. 1 년 동안 어머니를 모시면서 치매 환자는 집에 서 절대 못 모신다는 걸 깨달았다. 귀향을 차일 피일 미루던 중에 지인의 권유로 작은 요양원 을 운영하게 되었다. 

입소 후 초기 부적응, ‘친절’이 답이다
한빛요양원이 어르신들의 집으로 인식되도 록 하는 것이 내 목표다. 실제로 처음 입소해 서는 집으로 가겠다고 떼를 쓰지만, 편안하다 고 느끼게 되면 자기 집으로 인식을 하게 된다. 집을 찾는 이유는 심리적으로 안정이 안 되었 기 때문이다. 내 집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요령 은 친절하게 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매일 9시 부터 20분 동안 교육을 한다. 교육은 인식 개선 에도 도움이 되지만, 우리 종사자들도 전부 가 정주부다. 집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요양원까지 넘어오지 않도록 분위기를 바꿔주어야 하는데, 출근 후 30분이 대단히 중요하다. 

나는 어르신의 마지막 가족이다
몇 년간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가 족이랄까 아니면 마지막 동반자라는 생각을 한 다. 처음에는 요양 사업이라고 생각했는데, 막 상 해보니까 사업이 아니고 가족으로 함께 살 아가는 것이더라. 물론 큰 요양 시설은 사업일 수도 있겠지만, 여기처럼 작은 공생은 그냥 어 르신들과 함께 살아가는 생활 터전이다. 마지 막 가족이 되어 같이 사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어르신들 상태가 다 다르고 취 향도 다르고 치매 정도도 다르다. 게다가 신체 적 여건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서 한 분 한 분에 게 맞춰서 돌보는 게 어렵다. 다만 소규모라서 빨리 체크 되고 그때그때 맞출 수 있다는 게 다 행이다. 조리원을 가산인력으로 쓰면서 더 좋 은 영양식을 해드리려 노력하지만, 결국 주말 에는 온전히 우리 부부의 몫이다. 그러니 개인 적인 시간이나 여가는 꿈꿀 수조차 없다. 평일 에는 누군가 야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수익구 조가 안 나오니까 직원을 쓰기도 힘들다. 그래 서 평일 야근도 우리 부부의 몫이다. 여가를 꿈 꿀 수 없게 만든 것이 아내에게 가장 미안한 부분이다.

치매 어르신보다 툭하면 바뀌는 요양 정책이 더 힘들다
정말 힘든 것은 치매 어르신들이 아니라 국가 정책이다. 장기요양시설 운영은 국가가 해야 할 사업인데 치매 환자가 급증하다 보니 민간 에게 위탁한 것이다. 급할 때는 민간에 위탁해 놓고 지금 와서 모든 급여를 최저임금에 맞추 어서 종사자들에게 고통을 떠넘기고 있다. 갈 수록 종사자 의무고용 인원을 늘리라고 하면서 정작 1인당 급여 수가는 제자리걸음이다. 그러 니 종사자들의 고용 복지와 입소 노인들의 서 비스 질 향상을 요양원장의 급여로 메우고 있 다는 원망이 나오는 것이다. 나는 8개월째 급여 를 못 받고 있다. 더 암담한 것은 앞으로 나라에 서 시설 요양보다 방문 요양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고 하니 진퇴양난이다.  

요양원 운영은 헌신 위에 피는 눈물의 꽃
당연히 치매는 방문 요양 단계에서 돌보는 것 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것도 치매 환자가 경 증일 때나 가능하지 중증일 때는 가족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 람 집에 치매 환자가 있으면 출근하거나 외출 했다가도 돌아와야 한다. 일상이 무너지는 것 이다. 그래서 정부가 국민의 돈을 받아서 대신 돌보는 것인데, 지금은 오히려 희생은 요양원 장들이 하고 생색은 정부가 내는 것 같다. 요양 원장들을 사기꾼 보듯 하는 처벌 중심의 운영을 그치고 공익을 분담하는 동행으로 인식하고 소통했으면 좋겠다.

평택 장기요양종사자 처우개선 조례 시급
올해 우리 협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 는 사업이 장기요양종사자 처우개선비 지급이 다. 요양원장들이 힘든 것은 내가 선택한 탓이 지만, 종사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율보다 못한 처우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복지사들은 평택시 조례에 따라 받고 있는데, 아직 요양보호사들 은 그런 혜택이 없다. 평택시의 복지예산도 코 로나 대응이나 장애인 또 아동복지 등에 비해 장기요양에 집행하는 비율이 너무 낮다. 종사 자 처우개선은 올해라도 당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장기요양시설 총량제 시행해야
평택시에는 47개 요양 시설이 있으며, 공실률 이 평균 19%에 이르고 있어 심각한 실정이다. 요양 시설의 과잉 공급을 방지하고 시설급여 등급자에게 양질의 요양서비스를 제공하기 위 해 우리 시에서도 총량제를 시행하는 것이 당 면 과제다. 총량제 시행에 따른 부작용 등 여러 문제에 대해 시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공단과도 소통을 해야 하는데 아직은 미흡하다. 앞으로 다른 지역협회와 활발한 소통을 통해 노인요양 주체들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더 욱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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