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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관리]“첩이 나보고 일을 시키네.. 썩을”

딸을 남편 내연녀로 알고 적대시하는 어르신, 아들은 치매약을 불신해 방치..개입결과는 놀라움 자체
별사랑요양센터 김경주 원장

강옥심(여, 90세) 어르신은 큰 아들, 작은 아들이 번갈아가며 케어했다. 어르신은 빈혈과 혈압문제가 있었으나 두 아들의 불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관리 부재로 별사랑요양센터(요양원) 로 입소했다. 이후 큰 딸이 센터 앞으로 이사와 다시 주간보호센터를 이용 하고 있다. 어르신 남편의 외도로 홀로 자녀를 키웠다. 큰 아들과 딸을 타인이나 남편의 내연녀로 생각되어 때리고 욕하는 등 폭력문제가 심각했다.

#선정 사유 
강옥심 어르신은 보호자 큰 딸을 남편 내연녀로 인식해 적대시한다. 아침 마다 보호자의 말을 듣지 않고, 가기 싫은 일터로 보내려 한다며 등원을 크게 거부했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센터 등원에 큰 어려움이 없으나, 비규칙적인 치매 양상 발현으로 주변 어르신 혹은 종사자들에게 화를 내며 폭력문제를 일으켰다. 

#욕구 관찰 및 회의 사항 
사회복지팀 - 어르신의 심한 치매 현상을 잘 인지하지 못했던 큰 딸은 어르신 눈높이에 맞춰 극진히 모시려 하지만 홀로 감당하기 어려워했다. 오전 등원 전 보호자 사전체크를 하게 되는 데, 어르신 상태가 좋지 않아 휴원하겠다는 답변이 잦아졌다. 댁에서 등원 준비를 잘 마치고 나오셨다가도 센터 차량을 보면, 큰 딸이 본인에게 일 시키러 보낸다며 탑승을 거부하신다. 따라서 어르신 송영 시에 낯선 사람으로 인식되는 보호자보다는 친숙한 센터 직원들이 집안에서부터 직접 모실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한다.

센터장 – 보호자는 지속적으로 어르신 케어 문제 및 심정을 토로한다. 등원 준비 중 어르신의 비협조적인 모습이 상담의 주된 이슈다. 큰 딸을 본인 자식이 아닌 내연녀로 인식하는 것이 적대 이유다. 종사자들이 내연녀로 인식 되는 보호자를 배제하고 직접 등원을 돕는다면 문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요양보호팀 – 실랑이 없이 안정적으로 준비를 마친 후 등원하신 날에도 종종 센터 내부에서 타인 물건을 본인 것이라고 우기고 고집 부린다. 물 건에 붙여진 이름표를 보여드려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더욱 흥분한다. 허리춤에 싸서 꼭 집에 가져가야 한다고 화를 낸다.

간호팀 – 치매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데, 전에 모시던 이들이 약을 불신해 어르신께 드리지 않아 더 그런 것 같 다. 정신과 약물을 투여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써야 할 것 같다. 지금 모시는 따님께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어르신의 정신과 약물 복용을 권장하고, 장기적으로 어르신에게 맞는 약을 찾아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권해 드리면 좋겠다.

#회의 결과
최대한 송영 시간을 뒤로 미루고 1인 송영을 계획했다. 등원 시 강옥심 어르신으로 인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다음 어르신 송영 순서가 늦춰지는 바람에 사소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모시러 가기 전에는 보호자 연락으로 상태를 미리 체크했다. 댁에 도착한 후에는 보호자에게 적대 감정을 가진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자리를 피해 주시기를 부탁드렸다. 보호자분은 어르신의 신경정신과 상담, 진료를 진행하고, 지속적으로 치매 정도를 관찰하는 방법을 통해 어르신에게 맞는 약을 찾아가기로 했다.

#회의결과 반영 후 관찰내용
해당 어르신의 송영 스케줄을 단독으로 맞춰 모시자, 다른 어르신 등원이 수월해졌다. 지체문제 등이 해결됐다. 어르신과 유대 관계가 두터운 종사자 들이 적극 개입하였지만 쉽게 성공하기 어려웠다. 실패가 반복됐다. 다행히 며칠 동안 자주 방문해 대화를 시도한 결과, 마음의 문을 열고 종사자 요구에 응해주셨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고서야 등원 거부 횟수가 줄어들었다. 치매약 조절에 관해서는 보호자와 지속적으로 상담했다. 보호자가 병원에서 치매약을 처방받고, 효과를 체크하며 어르신께 맞는 약을 찾아갔다. 그 과정에서 등원율이 유지됐고 센터 생활 역시 순조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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