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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만 노인 학대 약 6000건...가해자 96%가 '배우자·자녀'

올해 상반기에만 노인 학대 신고 건수가 약 6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은 노인들의 혈육들로 노인 인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노인 학대 112 신고 건수는 5958건에 달했다. 2017년 신고 건수는 6105건이었는데 올해엔 반년 만에 이에 도달한 셈이다. 지난해엔 1만1918건으로 노인 학대 발생 추이는 줄지 않고 있다.

노인 학대 가해자는 가장 가까운 혈육들이다. 노인학대 가해자 1379명 가운데 배우자와 자녀(손자녀 포함)가 1328명으로 약 96% 정도다. 보건복지부 ‘2020 노인 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노인 학대가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는 ‘가정 내’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88%다. 노인들이 집 안에서 가족들로부터 폭력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노인들이 혈육에게서 학대당한 사례는 여러 차례 발생했다. 지난 8월25일 수원지법 형사12단독 노한동 판사는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담뱃값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칠순 어머니를 넘어트리고 수차례 발로 밟았다. 지난 1월엔 서울 노원구서 80대 노인 B씨가 한겨울인 데도 맨발에 외투를 입지 않고 슈퍼마켓으로 뛰어왔다. 술을 먹고 폭력을 휘두르는 아들을 피하기 위해서다. B씨는 아들로부터 장기간 학대당했으며 따로 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초고령사회에 가까워지면서 노인학대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0년 7월1일 기준 전국 시군구 중에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곳은 109개에 달했다. 초고령사회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 가운데 20% 이상인 사회를 의미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6월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성명을 통해 "노인을 시혜 대상으로 여겼던 시각에서 벗어나 권리의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며 "노인 인권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돌봄 스트레스, 노인 빈곤 등 여러 문제를 들여다봐야 노인 학대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버거운 돌봄에 대한 부담을 사회가 덜어주는 동시에 노인 빈곤율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학대는 타인의 인격에 위해를 가하는 것이다. 인권 감수성 등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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