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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학대 피해 노인 치매 정도 (자료=보건복지부) |
치매 노인 학대 사례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지난 10년간 전체 노인 학대 사례 중 치매 의심 혹은 진단 판정을 받은 노인의 학대 비율이 20%대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23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연도별 학대 피해 노인 치매 정도'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체 노인 학대 사례는 677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한 학대 사례가 1699건이다. 비율로 따지면 25.1%다.
지난 2012년 782명이던 학대 피해 치매 노인은 2016년 1114명으로 늘었다. 이듬해에도 1207명, 2019년엔 1381명, 2020년 1535명으로 학대 피해 치매 노인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여성 치매 노인 환자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2021년 기준 전체 학대 피해 치매 노인 1699건 중 남성이 434명(25.6%), 여성이 1265명(74.4%)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매 노인 학대 사례에 관한 통계를 살펴보면, 요양 시설과 가정 내 학대 사례가 가장 많았다. 시설에서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한 학대 사례는 2020년 384건에서 2021년 476건으로 증가했다. 가정 내 학대는 2020년 507건에서 2021년 562건으로 늘었다.
이를 두고 국내 요양 시설 단체 한국노인복지중앙회 권태엽 회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치매 노인 절반 이상은 요양원을 이용한다"며 "이 비율이 60%를 넘으니 당연히 학대 발생 장소가 시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대 종류가 다양한데, 중증 이상인 치매 환자 중에는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환자가 많다. 보호사 입장에선 이를 저지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몸싸움도 학대로 규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시설 입장에선 억울한 부분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시설에서 발생하는 학대가 직원을 통해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시설 직원에 대해 지원하는 방안 마련, 혹은 원인 파악과 대안 모색, 법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시설 학대 피해자는 본인 의사 표현 능력이 부족한 치매 노인이거나 신체적 의존도가 높아 상시 돌봄이 필요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노인이 대부분"이라며 "사회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 학대 유형과 수준이 다양하고 모든 시설에서 학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예방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