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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전상서

㈜리넥스 대표 이영복 대표의 사모곡

㈜리넥스 대표 이영복
어머님 전상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공통적으로 공감되고 한 마음으로 표현 가능한 인자하고 따듯한 언어가 있다면, 바로 어머니라는 호칭이 아닌가 싶다.

이 세상 누구에게나 어머니 뱃속에서 사람의 형상을 구비하여 세상에 나오니 생명을 잉태하고 품어주신 그 사랑이 어찌 모성애라는 말로 대신 할 수 있으랴. 

필자의 나이가 이제 60대 중반에 이르니 대부분 어머니의 연세가 적게는 80대 중 후반이요, 90세가 넘기셨거나 대부분 이미 고달픈 이생의 삶을 뒤로하고 천국에서 우리들과 자손의 잘됨, 행복을 소원하고 계실 것이다.

내 어머니 또한 3년 전 94세를 일기로 한 많은 이승의 삶을 마무리 하시고, 마지막 육성 유언으로 형제들과 우애하고, 뜻을 이루라는 말씀을 남기고 인자한 모습으로 눈을 감으셨으니, 내 죽는 날 까지 어찌 그 음성과 어머님의 고단했던 삶의 흔적이 지워질 수 있으리오.

우리네 시절의 삶이 또한 얼마나 궁핍하고 곤궁했으면, 먹고 사는 문제가 일상이어서 고구마와 보리밥 끼니만 있어도 굶주림이 해결되던 시절이어서, 그 끼니를 걱정하고 제 자식들 먹이는 문제는 아버지 몫이 아닌, 온전히 어머니의 역할이 아니었나싶다.

그 시절 시골에서 자란 대부분의 농가주택에서 어머니들의 공간은 조석으로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밥을 짓고 음식을 만드는 부엌이었고, 한 낮이면  아버지를 도와 논과 밭에서 풀을 뽑고 곡식을 생산하여 자식들 먹이며 공부시키고,

우리들이 장성하여 어른 되어 작은 효도라도 드릴 만 하다 싶으니, 어느새 당신의 몸과 육신은 병들고 고단하여, 황혼 진 인생의 굴곡진 삶은 깊은 주름살 되어 세상을 떠나시고, 생존해 계신들 거동은 불편하고 바쁜 자식들과 함께 하지 못하니, 요양원에서 간호와 보살핌으로 노을 지듯 마지막 황혼의 길을 정리하는 시대적 흐름이 어쩌면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요, 인지상정이 아니런가.

그래도 그 시절엔 어머니들의 살기 위한 몸부림이 강한 모성애로 우리들을 지켜내고, 형제와의 우애, 사람의 도리, 타향을 전전하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근간은 어머니와 고향이라는 정겹고 포근함이 우리들 가슴에 내재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오래 전 인생 선배 한분이 지나는 말처럼 들려준 말이,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고향도 멀어지고 형제도 멀어진다며, 어머니와 고향은 내 마음에 남아 있는 것이라는 말이 요즘 사 내 영혼에 깊이 다가온다.
실제로 어머니 돌아가신 후 3년이 지나도 내 자란 고향산천은 오롯이 내 맘에 남아있고, 어머니의 형상과 삶의 궤적들은 내 가슴에 뜨겁게 남아있다.

형제들도 저마다의 가정이 있고, 삶과 환경이 다르고 흔히들 나이들이 들다보니 밥 한번 먹는 만남이 쉽지 않아 집안의 혼사와 장례식장에서나 짧은 만남이 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어머니 시절의 가난을 딛고 그 어머니들의 품안에서 성장하고 공부하며 어른이 되어 또 다른 각자의 가정을 만들어 가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소중하고 귀한 삶의 가치는 하나같이 어머니라는 작고도 평범하고 위대한 우리들의 영원한 어머니가 아닌가 싶다.

어린 시절 낡아빠진 라디오 안에서 들려 나오던 구성진 노래 가락 가사 말에 어머니 한숨 지며 눈물 훔치던 모습이 생생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신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당신의 6남매를 키워오며 고단하고 굴곡 많은 회한의 눈물이 아니었나 하는 애잔함이 그저 울컥한다. 

동지섣달 긴긴밤이 / 짧기만 한 것은 / 근심으로 지새우는 / 어머님 마음
흰 머리 잔주름이 / 늘어만 가시는데 / 한 없이 이어지는 / 모정의 세월
아~ 가지 많은 나무에 / 바람이 일 듯 / 어머님 가슴에는 / 물결만 높네

길고긴 여름날이 / 짧기만 한 것은 / 언제나 분주한 / 어머님 마음
정성으로 기른 자식 / 모두들 가벼려도 /근심으로 얼룩지는 / 모정의 세월
아~ 가지 많은 나무에 / 바람이 일 듯 / 어머님 가슴에는 / 물결만 높네

이미 세상을 떠나 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과, 살아 계시나 내 맘과 같이 모시지 못하며 요양원에 의탁해 자손의 그리움을 자아내는 어머니들!

우리들의 어머니는 그렇게 고단하고 곤한 인생을 살아오셨고, 하늘에 계시든지, 어디에 계시든지 어머니라는 존재는 우리네 삶과 영혼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으니, 내 삶이 멈추는 그 날까지 나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는 다섯 살, 서른 살, 쉰 살, 아니 육십이 넘어 7순의 나이가 되어도, 어제와 오늘에도 변함이 없는 동일한 어머니가 아니겠는가!

마음하나 편 할 때는 잠시나마 잊었다가, 고단한 이 세상 삶에 쪄들고 서럽고 외로울 때 더더욱 생각나는 그 이름 어머니!

언제나 내 마음 깊음으로 작게 불러보고 싶은 이름! 어머니~ 어머니~ 
오랜만에 지면으로 어머니께 글을 띄워 봅니다.

어머님 전상서!

이 세상에서 가장 선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살다 가신 어머니!
오늘따라 사무치게도 보고 싶고 그립습니다.

잠시라도, 꿈에라도, 주름진 모습이라도 좋으니, 그저 잠깐만이라도 어머니 품안에 안겨보고 싶습니다. 

어머니 이승에서의 고단했던 삶은 그저 자식이라는 저희들의 멍에로 다 지우시고, 평안과 평온만이 가득한 천국에서 저희들의 그리움과 보고픔으로 위안 받으시며 영생 하소서.

어머니! 존경합니다.  
엄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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