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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가 기억해야 할 ‘더하기와 빼기’

동탄요양보호사교육원 김호순 대표 기고
동탄요양보호사교육원 김호순 대표
구남매 막내로 성장해 현재 경기도 동탄에서 요양보호사 교육원을 운영 중이다. 구남매 중 절반은 이미 노인대로 접어들었고, 구십대 중반의 노모가 시골에 살아 계신다.
 
아직 친정 어머니는 스스로 보행하시고, 인지력은 종종 50년 전 배고픈 젊은 시절로 돌아가 두 식구 밖에 안 되면서 한 솥 가득 밥을 하시거나, 최근 담은 김치를 몰라보고, 다시 담근 김치가 여럿이다. 그래서 냉장고에 김치통이 층층마다 자리 잡고 있다.

친정 어머니도 보릿고개 배고픈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육십 넘은 언니 세대들도 억척같이 살아내야 했다. 심성은 누구보다 착하지만 손길이 거칠어야 했다. 당신들의 배움이 길지 못하지만, 자식들은 의사, 교수 등 건실한 사회 지도층으로 키워낸 거친 손길이다. 

우리 교육원에서는 교육생의 힘 빼기에 한창이다. 말의 힘을 빼는 반말하지 않는 서비스 정신을 교육한다. 자칫 반말 한마디에 상처받는 어르신이 계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노인학대예방을 위해 기저귀 케어 시 사전안내와 가림막 설치 실습을 강도 높게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식사 중 질식할 수 있는 어르신을 위한 구급법과 하임리히법 실습을 반복 또 반복한다.

퇴근 전 아침식사 제공 시급하게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곡기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흉기를 드리는 것이라고도 강조한다. 요양보호사가 되겠다는 분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미래 모습을 그려나가는지 친정 언니들이 지나간 길과 대조해본다. 뒷모습이 아름답다. 장기요양 현장이 좋은 말로 표현되는 것들이 가득했으면 좋겠으나, 현실은 언제나 환멸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인성과 인권감수성에 기반한 케어 기술과 지식이 만날 때 그들이 기대하는 현장을 그려나갈 것을 기대한다. 그래서 매일 매일 거친 말과 거친 손길에서 거침을 빼 자신을 만나자고 강조하고 있다. 교육원을 수료하고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요양보호사의 소중한 삶과 일터에서 거침을 빼고 인권이 더해지도록 현장 기관장님들의 리더십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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