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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소통했어요”

청력이 좋지 않은 어르신, 글로 소통하고 치매약 조절로 배회 줄고 적응력 높아져
별사랑요양센터 김경주 원장

노인의 욕구가 복합적이라는 점 때문에 사례관리는 더욱 필요하다. 노인의 질병과 일상생활의 장애는 만성적이므로 장기간 노후생활을 해야 하는 만큼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이번호에서는 창간호에 이어 별사랑요양센터(시설장 김경주)의 사례관리를 소개한다. 

# 선정사유

강동호(가명) 어르신은 집과 센터 밖으로 지속적으로 나가려 하고 배회가 매우 심했다. 어르신은 단기 기억상실 증상도 심해 같은 말과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청력까지 약해 의사소통이 어려웠다. 이 상태로 길을 잃을 경우 주변의 도움조차 쉽지 않을 정도였다. 오후 송영 시 차안에서 왜 안내려 주냐며 지속적으로 소리지르는 등 가족과 센터 종사자 모두 힘든 상태였다.

# 욕구관찰 및 회의 사항

사회복지팀 – 강동호 어르신이 입소하신지 일주일가량 되었는데 단기기억상실, 배회 등의 치매증상이 너무 심해 적응문제로 케어가 어렵다는 종사자들의 호소가 이어진다.  

센터장 – 우리 기관에 오시기 전 타 기관에서 3일 가량 입소하셨는데, 그곳에서 모시기 힘들자 치매 전문기관을 가라고해서 보호자가 우리 기관을 찾아오신 것이다. 센터 입소 상담 시 정신과 전문의와의 지속적 상담을 통해 맞는 약을 찾아가자고 했다. 우리 기관이 추천하는 병원 진료 후 약 조절이 들어간 지 일주일 정도 됐다. 약 조절이 어느 정도 가능한지 지속적으로 보호자 상담으로 파악할 것을 제안했다.  

요양보호팀 – 어르신이 금방 설명한 것도 잊어버리고 5분도 안 돼 지속적으로 “문이 어디냐. 집에 가야한다. 왜 못가게 하냐”는 등의 말과 배회를 반복하시고 소리를 못 들으시니 큰 소리로 말해서 주위 어르신들도 싫어하시고 케어가 힘들다.

간호팀 – 어르신이 보청기를 사용하시면 좋겠다고 보호자께 말씀드렸다. 보호자는 어르신이 보청기를 빼서 어디다 두시는지 산지 며칠 안 돼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이제 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의사소통이 힘드니 한 번 더 보청기 사용을 고려해달라고 보호자께 부탁 드려놓은 상태이나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반응이다.

시설장 – 처음 오셨을 때 어르신 상담 시 잘 듣지 못하셔서 글로 의사를 전달하니 어느 정도 이해하셨다. 글로 전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회의결과

어르신 청력 문제를 극복해보고자 글로 의사전달을 시도하기로 했다. 어르신 책상과 문 앞 등 어르신이 잘 다니시는 곳에 가시는 시간과 그전에 못 나가시는 이유 등을 글로 제시했고, 매번 반복해서 해야 하는 말을 글로 써서 코팅해 붙여 놓았다. 차안에서도 집에 가는 중이고 순서대로 내려드리는 거니 소리 지르시면 안 된다는 문구를 비치했다. 어르신이 소리치실 때마다 송영 보조자가 어르신께 읽어 보실 수 있도록 해드렸다. 

또한 타 어르신과 어울리지 못해 좋아하실만한 개별 프로그램을 찾아보았다. 장기, 바둑, 화투, 퍼즐, 색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해보고 어르신이 센터 생활에 즐거움을 느끼시도록 유도했다. 치매약 조절은 보호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꾸준한 진료를 받아 맞는 약을 찾아가도록 관리했다.

# 회의결과 반영 후 관찰내용

어르신이 달라졌어요

청력 때문에 글로 의사소통한 결과 이해하고 잠깐씩이라도 소통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단기기억 상실로 인해 지속적으로 질문하고 배회는 여전했다. 개별 인지 프로그램 제공 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그중 장기, 바둑, 화투는 머리 아파서 지금은 하기 싫다고 하시고 쉬운 퍼즐 맞추기랑 색칠하기는 관심을 보이셨다. 신체활동 프로그램은 처음엔 참여하지 않고 배회하며 지켜보시더니 차차 참여하셨다.

# 회의결과 반영 후 관찰내용

약 조절 결과는 절반의 성공으로 보였다. 보호자 상담 시 치매약 조절 후 집에서는 배회가 적어지고 밤에 잘 주무셔서 조절된 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센터 적응문제는 전문의 상담 후 추가 조절 약물을 투약했다. 

"강동호 어르신 댁에 가는 차량은 5시에 있습니다. 그전에는 집에 사람이 없어 가실 수가 없습니다" 등의 문구를 센터 곳곳에 붙여둠으로 인해 직원들이 어르신과 큰소리로 얘기하는 일이 적어졌다. 치매 어르신도 반복 학습을 통해 이해도 상승과 배회 빈도가 적어지면서 센터 생활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례회의는 별사랑요양센터 시설장 김경주, 사회복지사 노화현, 사회복지사 황혜인, 간호조무사 서세령, 요양보호사 김득몽, 요양보호사 이현주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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