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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老老) 부양' 늘면서 노노갈등 우려

노인인 자녀나 배우자가 노인을 부양하는 '노노(老老) 부양'이 늘면서 갈등도 늘어나고 있다. 갈등이 '노노 학대'로까지 번지지 않도록 간병 지원 등 노인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장기요양보험에 가입된 노인은 95만3511명으로, 이 중 '65세 미만'이 3만6136명(3.8%), '65세 이상 85세 미만'이 58만1711명(61%), '85세 이상'이 33만5664명(35.2%)으로 나타났다. 장기요양등급이 있는 노인 3명 중 1명 이상은 85세 이상 고령인 셈이다. 10년 전인 2011년에는 '85세 이상'이 8만4086명(25.9%)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대상자 수와 비중 모두 급증했다.

고령화에 따라 노인이 노인을 모시는 '말년 부양'이 늘어나면서 당사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고 간혹 폭력이나 학대로 이어지기도 한다. 복지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발표한 '2020년 노인 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노인 학대 행위자 수는 6698명으로, 이 중 노인이 노인을 학대하는 '노노 학대'는 2515건으로 전체 중 37.5%에 달했다.

'70대 이상'의 학대 행위자도 2034명(30.4%)으로 조사됐다. 학대 행위자가 배우자인 경우 역시 2010년 347명(10%)에서 대폭 증가해 2020년 2120명(31.7%)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인천 부평구에서 부인에게 상습 폭행을 일삼던 80대 노인이 흉기를 휘두르다 체포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인 학대 사건은 피해자가 신고를 꺼려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 '노노 갈등'이 커지는 근본적 원인은 노인 부양 부담을 사실상 가정에만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부양자가 소득이 있는 경우에도 부담이 큰데 부양자가 소득마저 없거나 줄어든 노인이다 보니 경제적 부담이 갈등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2020년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간병인 비용은 하루 평균 8만5579원으로, 30일로 추산하면 256만원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노인 장기요양보험 제도의 보장성을 확대하고 간병인 지원을 늘려 부양 가족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일·가정 양립'이라는 사회적 의제에는 아이 돌봄뿐만 아니라 노인 돌봄도 포함해서 고민해야 한다"며 "노인을 부양하는 가족에게 '단축근로제도'를 포함한 근로 여건 개선책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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