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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지음 장동은 대표 |
사람이 사는 집은 편안함의 상징이다. 세상에 내 집만큼 편안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치매와 노인성질환이 있는 어르신들에게 제2의 집이 필요하다. 요양원이다.
요양원은 법정 주소지이므로 실제 자신이 기거하고, 사용료(수가)를 지불하므로 분명히 집이다. 집은 편해야 한다. 집은 안전해야 한다. 반대로 불편하고 안전하지 않다면 집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공간이 된다.
필자는 요양원 인테리어 전문 사업체를 운영한다. 신축건물이든, 리모델링이든 텅 빈 공간에서 상상한다. 제대로 걷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24시간 생활하는 공간이라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최근 요양원 건축 트렌드는 프리미엄이다. 고급소재를 사용하고 널찍하며, 맛있는 식사와 즐길 거리가 많으면 기본은 갖췄다고 본다. 이것을 1인실 내지 2인실로만 구성했다고 하여 프리미엄 요양원이라는 광고를 본적도 있다. 그런데 구조 설계는 보여주지 않는다. 구조는 움직이는 사람의 동선과 관계가 있으므로 발품을 많이 팔게 된다면,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
요양원은 안전해야 한다. 최근 요양원 창문에서 어르신이 뛰어내리거나 옥상에서 추락하고 시설에서 나가 불행한 최후를 맞이한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다. 또 요양병원에서 화재로 수십 명의 어르신이 돌아가신 사건도 있었다. 또한 낙상사고는 언제나 어르신의 안전을 위협한다. 그래서 실내공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내부구조를 갖춰야 한다.
실내공간은 넉넉함을 갖춰야 한다. 우리 한옥은 마당을 중심으로 지역에 따라 ㄱ자, ㅁ자, ㄷ자 등으로 조성한다. 마당에서 보면 안방, 건넌방, 사랑방, 부엌, 행랑채 등이 한눈에 보이는 구조다. 아파트 구조 역시 거실을 중심으로 각방에 이르는 접근성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그런데 상당수 요양원은 복도가 있는 학교식, 병원식 구조로 되어 있다. 전통가옥과 아파트에서 살던 어르신들은 갑자기 병원 같은 구조에서 살게 된다면 적응의 문제가 상당할 것 같다.
요양원설계는 인력배치기준과 관련된 수학적 결실체이다. 어르신과 요양보호사 2.5:1 배치구도에 적합한 구조를 만들어야 설립자와 종사자 그리고 어르신께 손해 가지 않는다. 안전하고 편안한 구조와 적정한 인력배치 중 하나라도 중심이 기운다면 프리미엄에 균열은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