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이 불편해 요양원에 입소한 80대 어르신이 요양보호사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어르신은 폭행으로 인해 쇄골을 포함한 좌우 갈비뼈 8개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는데, 요양원 측은 상처 부위에 연고와 파스만 붙여줄 뿐 사실상 어르신을 방치했다고 했다.

22일 제보자 A씨는 “저희 할머니께서 끔찍한 일을 당하셔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게 됐다”라며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사건을 폭로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가족 면회가 제한된 요양원 내에서 할머니가 요양보호사에게 가혹행위와 폭행을 당했다”라며 “할머니는 얼굴과 어깨, 팔, 손에 멍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좌우 쇄골이 골절돼 (전치) 6주 이상의 진단이 나왔고, 양측 갈비뼈 8개도 골절됐다”라고 주장했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몸무게 40㎏에 86세인 할머니는 3년 전 대퇴부골절로 인공관절수술을 받고 보행이 불가능해졌다. 대·소변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해결할 수 없어 지난 2019년 11월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한 요양원에 입소했다.

어르신은 평소 휴대전화로 자녀들에게 먹고 싶은 음식과 요양원 내 불편하고 좋았던 일들을 이야기할 만큼 인지능력이 좋은 편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 5일 오전 9시 25분께 어르신은 A씨의 작은 아버지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숨쉬기도 어려운 목소리로 “요양원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팀장이 때려서 나 죽겠다”라고 호소했다.

놀란 작은아버지 B씨는 바로 요양원에 전화해 폭행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당시 당직 근무 중이던 사회복지사는 같은 날 오전 9시 35분께 폭행에 대해 확인해본 결과 “당연히 팀장이 어르신을 때린 것이 아니고, 설사를 해서 이온음료를 가져다줬는데 어르신께서 ‘설사도 안 하는데 이온음료를 왜 먹느냐’라고 욕을 하며 옆에 있던 효자손을 휘둘렀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 효자손이 요양보호사의 얼굴에 맞아 어르신을 가라앉히기 위해 완력은 쓰지 않고 보드라운 이불로 감싸서 제지하여 진정시켰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B씨는 할머니의 신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다음날 요양원을 찾았다. 그러나 B씨의 눈앞에 할머니의 모습은 끔찍했다. 당시 할머니는 얼굴과 어깨, 팔, 손에 폭행 흔적으로 인한 보랏빛 멍이 들어 있었고 통증으로 인해 양팔을 들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또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고통스러워했다. 

폭행했던 요양보호사 팀장은 “어르신이 효자손을 휘둘러서 위협을 느꼈고 효자손을 빼앗는 과정에서 얼굴을 쳤다”라며 죄송하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결국 어르신은 지난 7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CT 및 X-Ray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검사결과는 요양원 측의 해명과는 달리 전치 6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병원이 발급한 진단서에는 타인에 의한 폭행으로 양측 쇄골 골절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와 함께 A씨는 좌우 갈비뼈 8개 골절에 대한 부분도 진단서 발급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어르신은 기저질환이 있어 당장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골절이 된 상태도 병원에 입원해 통증 치료를 받고 있다. 가족들은 어르신을 폭행한 요양보호사 팀장을 폭행치상 및 가혹행위로 이천경찰서에 고소한 상태다. 

A씨는 “아버지가 전후 사정을 여쭤보니 할머니가 ‘음료수를 먹기 싫다고 의사표현을 분명히 했는데도 요양보호사가 강제로 마시라고 해 다가오지 못하게 효자손을 휘두르며 욕을 했더니, 효자손을 빼앗으며 주먹으로 얼굴을 두 번 때렸고, 움직이지 못하게 어깨를 무릎으로 내리찍어 눌렀다’고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할머니가 서럽고 어깨가 아파 자식 이름을 부르며 비명을 지르자, 요양보호사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이불로 할머니를 덮어씌운 채 주먹과 발로 손, 어깨, 가슴을 수도 없이 때렸다”라며 “이불을 치운 후에도 수차례 발로 가슴을 차 (할머니는) 숨도 못 쉴 정도로 아팠다고 말씀하셨다”라고 했다. 

결국 어르신은 요양보호사가 나간 이후 B씨에게 전화해 해당 사실을 전했다. A씨는 “요양보호사가 음료수를 할머니에게 먹이려 한 명분이었던 설사 관련 내용은 2월 16일 이후 간호일지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요양원 측은 “어르신에 대한 초지 조치의 미흡함에 대해 너무 죄송스럽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추후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부담하겠다”라면서도 “폭행이 토요일에 발생해 보고받지 못했고, 보호자들이 일요일에 방문해 어르신의 상태를 확인하겠다고 하니 그제야 직원들이 보고를 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A씨는 “요양원 측은 골절로 고통스러워하는 할머니에게 보이는 상처에만 연고와 파스를 붙여줄 뿐, 실질적 진료와 치료는 이루어지지 않은 채 방치를 했다”라며 “폭행 이후 이틀 동안 가해자인 요양보호사와 할머니를 분리하지도 않았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의료인과 노인복지시설 종사자(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는 노인학대 신고의무자인데도 요양원 내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은 이번 일로 경찰조사 받게 생겼다는 걱정만 할 뿐 어느 누구도 신고하지 않았고,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