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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다 빨라... 거북이의 꿈

느리지만 방향타가 분명한 첨단 시설 운영
거북이요양원 신승호 대표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그러나 우리 의식은 거북이와 같다. 상식을 쉽게 뒤집지 못하는 일상에서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인식을 재발견한다. 서울 은평구에서 가까운 양주시에 송추가 있다. 북한산 백운대가 손에 잡힐 거리에 요양원 타운이 조성됐다. 16개의 요양원이 단지를 이루고 있고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을 대표했던 신승호 대표를 만났다.

#요양원을 운영하기 전에 한 일은

평생 섬유 관련 일을 했다. 30년 세월이다. 한 가지 한 가지 원단을 디자인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다 보면 연예인 의상이 되기도 하고, 봄처녀의 날개 같은 스타일을 뽐내게도 해줄 수 있는 섬유의 오묘한 매력 때문에 30년이라는 시간을 한 업종에 종사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계기로 요양원을 생각하게 됐다. 누구나 노인이 되기 전 부모님의 현재가 나의 미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단지에 이화실버케어요양원을 개설했다. 이 시설은 49인 시설로 노인학에 대한 통찰과 반성 그리고 과제를 던져주는 사회복지시설 운영자에게 거울이 되는 시설이다.

#타운에 요양원들이 많은데

우리 타운에 요양원이 많이 들어섰다. 49인 시설부터 100인이 넘는 시설까지 다양하다. 각자 대표들이 다르듯 요양원마다 각각 개성이 강한 편이다. 요양원을 투자가치로 보는 분도 있고, 가치투자로 보는 분도 있다. 노조가 설립되어 내홍을 겪은 기관 사연 등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정착과정이 있었다. 점점 안정되어가지만 세간의 시선은 두 가지로 보인다. 한국형 모델로 보는 분도 있고, 집단적으로 표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답은 없다. 

#단지 내 요양원간 단합을 위한 전략은

단지 내 요양원이 많기 때문에 상호 선의의 경쟁과 단합을 위한 구심력과 원심력이 항상 작용한다. 비슷한 규모의 요양원이 밀집해있기 때문에 정보가 빠르다. 정보가 빠르다는 말은 좋은 말보다 부정적인 말들의 전파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각 요양원 대표들이 나름 재력과 사회적 덕망이 있는 분들이므로 중심에서 봉사하는 입장에서는 더 조심스럽다. 그래도 공동체의 가치가 있으므로 가급적 함께 멀리 가고자 한다.

#거북이 요양원의 돋보이는 특징 하나는

거북이는 장수의 상징이다. 거북이는 느리지만 방향이 잡히면 끝까지 간다. 거북이의 특성을 생각하고 생각했다. 지난 과정에 제동장치 없이 빠르게 달려왔던 스스로를 돌아본다. 그리고 거북이처럼 천천히 천천히는 되뇌며 어르신을 대하고자 했다. 태어나며 부모슬하에서 자라온 첫 번째 인생, 분가해 정신없고 치열하게 살아온 두 번째 인생, 모든 치열함을 뒤로하고 인생을 회고하며 정리하는 세 번째 인생을 안전하며 여한 없는 마무리를 돕기 위해 우리 기관에서는 어르신을 대할 때 '빨리'라는 말은 없다. 대신 ‘한숨 돌리고 움직이자’를 항상 교육한다. 그래야만이 제가 추구하는 1.어르신이 행복한 또 하나의 가족, 2.종사자강의 시기와 질투 없는 화목한 직장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의 신체기능과 인지기능이 빠른 속도를 감당하기 어려운데, 종사자가 바쁘다는 이유로 빠름을 강요하면 여러 가지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거북이의 느림이 모든 종사자에게 스승이다.

#거북이 요양원의 특화프로그램은

거북이라는 말을 생각해보면 보이는 것이 많다. 성급하고 다급하게 재촉하면 안 된다는 의미를 요양원 시스템에 담았다. 먼저 우리기관은 매일 아침 인수인계와 스팟 교육을 20분간 실시한다. 이 시간을 활용하여 노인학대예방, 낙상예방 시스템 등을 구축했다. 인권문자, 인권방송, 자가진단, 종사자들의 신나는 이벤트 등을 1년 내내 진행할 예정이다. 식사도 빠름은 질식을 불어온다. 어르신의 특성에 맞도록 저작과 삼킴에 도움 되는 식이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낙상예방을 위해 종사자 매일 교육은 물론 종사자들의 관찰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첨단 솔루션을 구축 중에 있다.

#거북이 양치운동은 무엇인가

거북이는 씹는 이빨이 없다. 이빨 대신 강한 부리를 갖고 있으며, 한입 베어 물면 먹잇감은 절대 빠져나오지 못하는 구강 구조를 갖고 있다. 거북의 구강은 어찌 보면 이가 없는 어르신들과 유사하다고 할까. 어르신들 중 스스로 구강관리를 하실 수 있는 분은 많지 않다. 스스로 구강 관리할 수 있을 정도라면 요양원에 들어오실 리 없지 않는가. 따라서 우리 거북이요양원에서는 구강관리는 특화했다. 어르신들의 틀니 관리는 물론이고 잇몸과 혀 닦기 등 구강 내 세균들이 인체에 해를 입히지 않도록 강조하고 있다. 이는 보호자들이 가장 만족해아는 대목이다. 

#장기요양의 미래 발전을 위한 신의 한수는

장기요양의 미래는 느린 호흡이 결정한다고 본다. 즉,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008년 시행된 장기요양보험제도는 해마다 법과 고시 등 제도변화를 너무나 겪었다. 소위 방향을 너무나 틀어 왔다. 현장의 소리를 반영한 제도변화도 있지만, 정책당국의 필요에 따라 규제는 더 정교해졌고, 고도화 됐다. 부정청구는 착오나 실수를 허용하지 않고 벌칙으로 다스리겠다고 한다. 연차를 당겨 줬다고 수천만 원을 환수하다가 불만이 제기되자 3일 선사용은 허용한다고 한다.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조삼모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장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지역협회 활성화와 지역협회의 공통된 의견을 대변하여 정부와 소통하는 합리적 대표 협회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장과 정책당국이 합리적이고 과학적 소통 관계를 위해 추진되는 장기요양기관협회 법정화를 적극 지지하고 찬성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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