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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노인의 삶'은 없다?

정원석 사회복지학 박사

우리나라 고령화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장애인의 경우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2020년 신규 등록 장애인의 10명중 6명은 65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0년도 등록장애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등록장애인은 262만 3천명(전체 인구대비 5.1%)으로 작년 말 대비 1만 4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노년층 장애인 수 증가가 두드러졌다. 2020년 신규 등록 장애인 8만 3000여명 중 65세 이상 노년층은 59.9%(4만 5910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또 2020년 말 기준 등록장애인 중에서는 60대(60만 2000명, 22.9%), 70대(58만 5000명, 22.2%)에서 등록장애인 수가 가장 많았고, 전체 인구대비 장애인 등록 비율도 60대 이상(60대 8.9%, 70대 15.8%, 80대 이상 22%)에서 높았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장애인 수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년층 장애인 비율은 2010년 37.1%에서 지난해 20년 49.9%로 급증했다. 노년층 장애인 중 가장 많은 장애유형은 지체(47.9%) > 청각(23.5%) > 뇌병변(10.8%) > 시각(10.1%) > 신장(3.0%) 장애 순이었다. 

이처럼 장애인의 고령화는 전체인구 고령화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장애인들은 장애와 노화로 인한 중복 문제를 겪고 있어 여러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그에 대한 지원이 매우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인 예로 장애인활동지원을 받던 장애인들은 만 65세 이상이 되면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적용 대상이 되어, 자립생활에 중점을 둔 지원에서 요양과 보호만 지원하는 내용으로 변경됨으로 서비스의 질적 연계를 받지 못했었다. 장애인이 만 65세가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장애 정도가 나아지거나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줄어드는 것이 아님에도 말이다. 

이에 장애계의 강력한 항의로 관련 법이 개정되어 작년 1월부터는 노인 장기요양급여 대상자로 전환돼 급여량이 줄어든 만 65세 이상 장애인이 노인장기요양급여와 함께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지원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조기노화, 조기사망 확률이 높은 중증장애인들은 노령연금 수령이 가능한 나이 65세 기준을 비장애인과 같이 적용한다는 데에도 문제가 있다. 이처럼 국가가 장애노인에 대한 책임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현실을 바로잡을 필요가 시급하다. 

이에 국회와 보건복지부는 보다 현실적인 장애노인의 소득보장과 건강보장 등의 전방위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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