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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 노인이 자신이 권투 선수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분의 목욕 시간이 다가오면 요양보호사 2~3명이 힘들게 모셔야 하는데, 운이 좋으면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일부 요양보호사들 사이에서는 이분에게 맞아보지 않은 사람은 제대로 일을 해보지 않은 것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입니다.
고령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이들을 돌보는 요양보호사와 같은 돌봄 노동자들의 인권과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13일 오후,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백혜련, 김남희 의원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노인장기요양 공공성 강화 공동대책위원회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가 주관한 ‘장기요양제도의 공공성 강화와 요양보호사 노동권 보장을 위한 과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배운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본부 울산동구노인요양원 분회장은 권투 선수 출신 고령층 어르신을 돌본 경험을 공유하며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설명했습니다.
배 분회장은 "주 1회 목욕 시간이 다가오면 요양보호사 2~3명이 함께 어르신을 모셔야 하는데, 안 맞으면 다행이다"라며, "어르신에게 맞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일을 제대로 해보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요양보호사들이 목욕 당번에 걸리지 않기를 바라지만, 관리자는 단순히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고 현장을 떠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한 "요양보호사가 어르신을 폭행하는 CCTV 영상은 종종 방송에 나오지만, 요양보호사가 어르신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당하는 모습은 방송된 적이 없다"며, "시설 경영자들은 요양보호사가 겪는 어려움을 당연시하고, 보호자들에게도 '치매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식으로 대응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어떤 어르신은 바닥에 앉아 대소변을 보는데, 이런 상황에서 움직이려 하면 폭행을 하며 저항하십니다. 한 사람이 붙잡고 다른 한 사람이 케어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폭언과 폭행을 받으며 어르신을 침실로 모셔야 하고, 이후 바닥과 침실을 청소하다 보면 온몸이 지쳐버립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배 분회장은 노인 인권에 대한 법정 의무 교육은 있지만, 요양보호사 등 시설 종사자들의 인권 교육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현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본부 시립중랑요양원 분회장은 "하루에도 수십 번 어르신의 체위를 변경하고, 프로그램 진행이나 화장실 이동, 휠체어 착석 등으로 인해 손목과 허리에 심한 통증을 겪는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병가가 있어도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쉴 수 없고, 산재도 대부분 본인 부담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요양원 특성상 결핵, 옴, 피부병 등 다양한 감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장기요양제도의 공공성 강화와 노동권 보장을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2023년 기준으로 2만8,366개의 요양기관 중 지자체가 설립한 요양기관은 1%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공 요양기관의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민간기관에 대한 관리·지원·규제 강화, 표준 임금 체계 마련, 고용 개선, 인권 침해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정찬미 전국요양보호사협회장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도 업무를 꺼리는 이들이 많아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며, "구조적 고용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최소 노동시간 보장, 이용자 및 가족에 대한 노동인권 교육 의무화, 장기근속 장려금 제도의 개선 등 노동권 보장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들이 요양현장의 인력난을 해결하고, 질 높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