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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께 안전한 보금자리는 어디인가?

서울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동대문구, 성북구 요양시설 노인학대없어
  • 김원천 박사의 노인인권 에세이




김원천 사회복지학 박사

서울특별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은 2022년 기준 1년 동안 시설학대로 판정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 지역은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동대문구, 성북구이이다. 그렇다면, 노인요양시설이 없는 곳인가? 2024년 1월 기준, 68개의 노인요양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어르신을 잘 모시는 해당지역 현장 종사자들께 존경을 표한다. 

2022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이 77건(16.4%)으로 가장 높았고, 강원특별자치도노인보호전문기관이 70건(38.3%), 전라남도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이 58건(25.9%)의 순으로 나타났다. 

시설학대 학대행위자는 총 1,236명이며, 그 중 여성이 959명(77.6%), 남성이 277명(22.4%)으로 나타났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오랫동안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지적을 받는 것이 재학대 발생률이다. 학대로 판정한 후 재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적, 교육적 활동을 시행했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학대가 발생한 경우이다. 

결과적으로 재학대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을 경우,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전문적 활동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평가받기 때문에 민감한 사항이다. 

그런데 꼭 그런 것도 아닌 것이, 가정내 학대의 경우, 학대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은 경우가 많고, 행위자의 사과가 있게 되면, 학대가 빈번히 일어났던 가정으로 대부분 되돌아가고 싶어하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재학대가 자연스럽게(?) 발생하게 된다. 

신규 사례보다 재학대 사례에서 본인의 신고비율이 두 배 가까이 높다. 본인이 신고하고, 다시 학대가 일어난 장소로 스스로 돌아간 까닭이다. 

시설학대와 비교해보면, 가정내 학대의 경우, 재학대발생율이 15.8%(803건)에 달하지만, 시설학대는 0.6%(4건)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시설학대는 학대 발생빈도가 일회성 180건(31.1%)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년간 학대행위자 1,236명도 전체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종사자 80만 명에 비하면, 0.15명으로 천 명당 1명꼴이다. KOSIS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른 대한민국 국민 범죄율 2.8%보다 현저히 낮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종사자들의 학대행위는 매우 단순하며, 그나마 비율이 현저히 낮고, 대부분의 현장 종사자들은 우려할만한 수치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같이 사는 자식들도 나 몰라라 하는 세상에서, 최저임금 대우를 받고, 밤낮으로 교대근무를 하고, 온갖 범죄집단 취급받으면서 어르신을 돌봐드리는 사람들치고는 꽤 낮은 비율이다. 그만큼 노인장기요양서비스 현장은 박수 받을 만하다. 

2024년 1월 24일, 공중파 방송은 노인요양병원에서 ‘간병인이 환자의 입에 테이프를 붙이는’ 심각한 학대행위가 찍힌 CCTV 화면을 공개했다. 

2023년 4월 24일경,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60대 뇌병변 환자의 항문에 여러 차례 위생패드를 집어넣은 간병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아직 노인요양병원은 노인요양원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채, 치외법권의 권력을 누리고 있나 보다. 

어르신에게 가장 안전한 곳은 요양병원도, 가정도 아닌 노인요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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