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65세 이상을 위한 임대주택인 ‘어르신 안심주택’을 공급한다고 30일 밝혔다. 무주택 고령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도심에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시는 “오는 2월부터 사업 대상지 모집을 시작해, 올 초 관련 조례를 마련하는 등 행정 절차를 앞당겨 2027년 입주 가능하도록 추진 중”이라며 “내년까지 3000세대가량 사업계획 승인이 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주로 도시 외곽 지역에 조성되는 실버타운이나 요양원과 달리 서울시의 어르신 안심주택은 도심에 조성된다. 시는 고령자가 지하철역 또는 의료기관에 걸어서 갈 수 있도록 지하철역과 종합병원·보건소 등 의료기관으로부터 350m 이내인 장소를 사업지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입주 대상은 무주택자인 1~2인 가구다. 전체 세대의 50% 이상이 65세 이상 1~2인 가구로 채워지도록 의무화해 고령자에게 우선권을 준다. 나머지 세대는 65세 이상 또는 부부 가구 위주로 공급해, 최종적으로 1인가구가 전체 세대의 3분의 2 이상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입주자 모집 시 소득·자산 기준을 조건으로 적용할 예정”이라며 “어르신을 모시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분양주택에 들어와 살면서 어르신을 돌보는 구조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임대료는 서울시의 기존 ‘청년 안심주택’과 동일한 수준으로 저렴하다. 민간임대의 경우 시세의 75~85%, 공공임대의 경우 30~50% 수준으로 임대료가 책정된다. 민간임대주택에는 보증금도 최대 6000만원까지 무이자 대출도 지원한다.
내부엔 고령자 맞춤형 인테리어도 적용한다. 변기와 욕조 등 집안 곳곳에 안전 손잡이와 충격 흡수 바닥재를 설치하고, 모든 방에는 문지방 등 단차가 없도록 설계한다. 정신을 잃거나 넘어졌을 때 동작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응급 구조를 요청하는 IoT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또 임대주택 내부엔 입주민과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도 갖춘다. 건강을 관리하는 의료센터부터 에어로빅·요가·필라테스를 배울 수 있는 생활체육센터, 영양식과 식생활 상담을 제공하는 영양센터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고령자가 이런 임대주택 정보를 손쉽게 접하고 계약부터 퇴거 절차를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용산구에 ‘어르신 안심주택 종합지원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어려운 건설 업계 여건을 감안해 사업자에게도 혜택을 제공한다.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체 세대의 20%는 일반 분양 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건설자금 이자를 연 2%까지 지원한다.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건폐율 완화, 취득세 등 세금 감면 혜택도 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 안정적 주거시설을 하루빨리 공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