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65세 이상 승객이 개찰구를 통과할 때 나오는 안내 음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어르신 건강하세요"라는 표현에 "불쾌하다"는 항의가 이어지면서다.
대구 지하철은 지난달 11일 해당 표현을 포함한 안내 음성을 내보냈다가 닷새 만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대구교통공사는 "어르신들을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시행하는 것은 도입 취지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6월 ‘경로우대 승객 안내멘트’를 도입한 바 있다. 만 65세 이상 노인이 아닌 다른 가족이 경로 우대카드를 돌려 쓰는 부정 승차를 막기 위한 조치로, 당초 강남역과 광화문역 등 10개 역에서 3개월가량 시범 운영한 뒤 모든 지하철역으로 확대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일부 승객 사이에서는 "노인이라고 낙인찍나", "공짜로 태워준다고 생색내나"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범 실시 20일 만에 '어르신'이라는 단어는 빼고 "건강하세요"라는 문구로 수정됐다.
다만 서울교통공사는 "해당 안내 음성을 도입한 뒤 부정 승차가 50% 넘게 줄었다"며 “안내 음성 수정을 위해 시민들을 상대로 최근까지 설문조사를 벌였다. 결과를 검토해 거부감이 없는 멘트로 선정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지하철 기본요금은 지난 7일부터 기존보다 150원 오른 1400원으로 적용됐다. 65세 이상 노인 무임승차 등 이유로 지난해 서울교통공사 적자가 1조 2000억원에 달하자 서울시가 요금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다른 지자체도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확정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의 경우 무임승차 노인 연령을 기존 만 65세에서 70세로 올리면 연간 손실이 최대 1524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