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앤 노영훈 대표(사회복지사) |
얼마 전 아버지로부터 소식이 왔다. “애봉이가 저 세상으로 갔다. 너무 슬프구나” 애봉이는 막내네가 키우던 반려견 아닌가! 직접보진 않았어도 갑작스런 비보에 놀랐다.
무슨 사연일까? 평소 아버지는 동물들을 아끼고 돌보셨기에 그 슬픔은 대신할 수 없었으리라.
애봉이 사건도 속상했지만 아버지는 얼마 전에 대퇴부골절 수술을 받으셨고 그로인해 심신이 약해져 있는 상태다. 애봉이 소식은 이랬다.
막내네가 키우다가 애봉이가 병이 들었는지 아파왔고 때문에 부모님이 치료도 할 겸 키우게 된 것인데 그만 애봉이가 저세상으로 가버린 것이다.
애봉이는 막내네가 키울 때에도 아버지를 유독 잘 따라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버렸으니 안타까운 일이었다. 애봉이 덩치는 작았다. 아버지께서 몸도 좋지 않은데 왜 키울 생각을 하셨을까? 의문이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아버지의 심리 상태가 걱정이 되었다. 걱정이 되어 반려견이 노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봤다.
표본 그룹은 1천명 이상의 만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이 중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연구 질문에는 인구 통계학적 자료와 일상적 활동에 관한 질문들이 포함되어 있다. 일상생활동작(ADL)을 등급으로 측정하는데, 그 기본 자료에는 계단 오르기, 걷기, 격렬한 운동, 윗몸 일으키기, 특정 자세 취하기 등과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연구자들은 다양한 질문을 통해 설문에 참여한 사람 개개인의 심리적 웰빙 지수를 측정했다. 그다음 1년 동안 이 표본 집단을 관찰했다. 그 결과는 매우 분명했다. 반려견 또는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의 일상 활동성이 전반적으로 월등히 높았다. (참고-yanimals.co.kr/animals/가축)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부모님의 감정은 여러 가지방법으로 전달되어 진다. 문자, 카카오톡, 휴대폰 사진전송, 유트브 공유, 기타 SNS, 한자사전 등 교류의 방식이 다양해 졌다.
노인이라고 해서 예전 방식을 고수하지 않는다. 오히려 경험과 지혜에 있어서는 젊은이를 능가하고 감정의 전달도 다양함을 알 수 있다.
애봉이 사건으로 인한 아버지의 심리상태. 무엇으로 대신할 수 없는 슬픔. 휴대폰으로 전송해준 안타까움의 표현이 얼마나 감사한가!
“말 못하는 동물이라 괴롭히지 마라. 얼마나 불쌍하나!” 어릴 때 자주 듣던 아버지의 말씀. 초등학교 시골집에서 키우던 고양이 나비가 며칠째 들어오지 않아서 아버지와 온 동네를 찾아 다녔던 기억.
그리고 전천강 다리 밑에 죽어있던 모습을 발견하고 오열하시던 아버지모습. 나의 뇌리에 정확히 박제된 사람다움의 길. 그래서 더 걱정이다.
어찌하면 슬픔을 이길 수 있게 도울 수 있을까? 시간이 약이라는 것은 방치일 수도 있다. 둘째 영희에게 전화를 했다. 환생한 애봉이! 이번 가을에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건강한 강아지 한 마리 집에 데려가 볼까? 이름도 애봉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