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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그린힐요양원 한동원 원장 |
몇 달전 치매가 심하고 침대에서 빈번히 내려오는 A어르신에게 이상이 감지됐습니다. 뭔가 이상해 담당직원이 아픈 곳이 없냐고 여러 번 질문드렸지만 안 아프다고만 하지 넘어졌다는 말씀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녁 식사시간 이후 아프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양보호사는 즉각 의료팀 간호사에게 보고했고, 저녁 7시께 119를 호출하여 응급실로 모셨는데 당일 입원하였습니다.
어르신은 치매로 고성을 지르는 분입니다. 때문에 다인실이 아닌 1인실에서 열흘간 입원 가료 후 퇴원하셨습니다. 하지만 보호자측은 며칠 후 입원비 약 500여 만 원을 시설 측에 내라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 질병으로 3개월 동안 지극 정성으로 케어한 보람 없이 병원 치료비 내라 하여 저희는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 일이 지나 약10일 가량 지나자 갑자기 B어르신의 노인학대 의심건으로 신고가 들어와 조사할 것이 있다며 노인보호전문기관 직원 3명이 왔습니다. 저희는 2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노인학대예방을 위해 노력한 자료를 제출했습니다. 1달 후에 결과는 무혐의 처리됐습니다.
B어르신은 새벽시간에 스스로 움직이시다가 낙상해 엉덩이와 팔꿈치가 골절됐는데, 보호자측은 처음에는 병원 치료비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가족 간 협의를 통해 본인들이 치료비를 지불했고 요양원에 사과했습니다. 어르신은 원에 입소하신지 10년이 넘은 분으로 그동안 별 문제없이 생활하셨고 단지 연로하시고 힘이 없으셔서 넘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어르신들 보호자분들은 저희 원과 10년 넘게 유대관계를 가졌기에 그나마 이해하고 넘어 갔었습니다.
대부분 보호자들은 낙상 등 요양원에서 일어난 사고를 모두 요양원에서 치료와 보상을 받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요양원은 요양원일 뿐 종합보험을 들어둔 곳이 아닙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보호자가 얘기하면 무조건 “보험처리해 달라고 얘기하세요” 라고 안내한다고 들었습니다. 또한 보호자분들이 어르신 관련 병원치료비가 나오면 주변 요양원 관계자들에게 문의하는데, 이때도 대부분 “보험으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하세요”라고 한답니다.
전국 6000개 요양원 마다 어르신들이 스스로 움직이다가 넘어진 사고까지 요양원이 어떻게 책임질 수 있습니까? 금년 들어 전문인배상책임보험 수가가 25%정도 올랐습니다. 이것은 종사자 과실에 의한 사고가 아닌 비정상적인 사고(어르신 스스로 움직이다가 난 사고 등)까지 보험을 청구해 수가 폭등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본인책임 없이 무조건 보험으로 처리해야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후년에도 보험수가는 계속 폭등할 것이고 요양원은 요양원이 아닌 종합보험을 든 곳이 되어 어르신을 케어해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는 전국협회 또는 시도단위 협회에서 건강공단과 보건복지부에 정식 안건으로 올려 해결해 주실 것을 건의 합니다. 요양원에서 발생하는 이런 사고에 대한 책임을 요양원이 100% 감당하기기 위해서는 현재 수가구조가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