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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훈의 자상어보] 대게 좋다


㈜이앤 노영훈 대표(사회복지사)

 동해시 북평 5일장일 때 기다려졌던 것이 있다. 홍게다. 게가 나오는 계절엔 어김없이 집안 전체가 게찜 냄새로 가득했다. 다섯 식구. 그렇다 해서 게가 다섯 마리였던 적은 드물다. 경제관념이 적었던 유년시절엔 눈앞에 있는 것을 먹느라 정신이 없었고, 어머니는 많이 안 드셔서 게를 싫어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철이 없었다. 

 어머니의 게 찌는 방식은 특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찜통에 물을 넣고 구멍 뚫린 채반위에 찌는 방식이 아니었다. 일반 솥에 사각으로 두껍게 무를 깔고 간장으로 양념을 하고 물을 붓고 게를 삶아 주셨다. 게가 양이 적어서였을까? 아무튼 그렇게 게를 먹고 간이 벤 무를 먹으면 별미중의 별미. 밥도둑이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망상톨게이트 부근의 산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대게 좋은 동해시” 갸우뚱한 문구였지만 그만큼 대게가 유명한 곳이 되었다는 뜻이다. 최근 경기도 안산에서 ‘사랑의 포장마차’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메뉴로 선정된 것 중 게와 관련된 홍게라면이 있었다. 불티나게 팔렸고 따로 구입하려고 하는 사람들까지 있었으니 동해의 게는 유명세가 분명히 있다. 

 홍게는 영덕대게와 비슷하나 색상은 아주 주황색이다. 대게는 색이 허옇게 보이면서도 갈색 빛이 도는 붉은색이다. 대게의 이름은 ‘큰게’라는 뜻이 아니다. 그 발이 붙어나간 모양이 대나무 마디와 같이 이어져 있는 데에서 연유한다. 영덕대게로 잘 알려져 있다. 

대게는 단 맛의 살이 특징이며, 홍게는 대게에 비해 짭짜름한 맛이 난다. 그리고 배 부분의 색깔로도 구분할 수 있는데 대게는 배 부분이 흰색을 띠며, 홍게는 배 부분까지 모두 붉은색이다. 

 대게든 홍게든 게는 영양 덩어리다. 대게를 포함한 갑각류 껍질에는 키틴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키틴은 혈당 수치를 조절하고 체내 지방 축적을 막는 효과가 있다. 또한 뇌 기능 활성화와 피로 해소에 효과적인 타우린이 대게 100g당 450mg이 들어있다. 양질의 단백질 또한 풍부하고, 칼슘, 인, 철분,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해 체력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어 있다.

 얼마 전 아버지께 대게 행사 메시지를 받았다. 가족들과 함께 대게를 구경을 하고 함께 식사하자는 것, 대게 행사 포스터를 보내신 것은 그런 뜻이 아닌가! 다섯 식구가 한 마리씩 게를 먹은 적이 드물었지만 이번엔 달리 마음을 먹어본다. 이 글을 쓰는 내내 침이 꿀꺽 삼켜지고, 내 마음속엔 이미 게 찌는 냄새로 가득하다. 가족들을 모이게 하는 게 행사. 대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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