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방어능력 약한 고령자 폭행은 이유 불문하고 용납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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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는 갈등이 격해지는 순간 직접 힘으로 제압하기보다 거리를 두고 다른 직원을 호출하거나 돌봄을 교대하는 대응체계가 필요하다.(이미지=AI) |
휠체어에 앉히는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이던 어르신이 손목시계를 뜯었다는 이유로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려 중상을 입힌 요양보호사에게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방법원은 지난 5월 28일 노인복지법 위반과 상해 혐의로 기소된 요양보호사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1심은 징역 1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범행의 중대성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양형사유를 반영해 형을 2개월 낮췄다.
휠체어 이동 과정에서 실랑이
사건은 2024년 7월 파주의 한 요양원에서 발생했다. 항소심이 바로잡은 사실관계에 따르면 피해자는 당시 81세 남성이었고 사고시각은 새벽 3시57분께였다.
A씨는 피해자를 휠체어에 앉히는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A씨의 손목시계를 뜯자 화가 난 A씨는 피해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5차례 때렸다. 피해자는 약 8주간 치료가 필요한 외상성 경막하수종의 상해를 입었다.
1심 “실형 엄벌 불가피”
1심은 피해자가 고령이고 피고인이 담당 요양보호사였다는 점, 폭행의 방법과 상해 정도 등을 고려하면 실형의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당시에는 피해자와 합의할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신청한 배상명령은 손해배상액을 형사재판 과정에서 산정할 경우 재판이 현저히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항소심 “고령자 상대 폭행은 이유 불문 용납 안 돼”
항소심도 범행의 죄질을 무겁게 봤다. 법원은 폭행 정도가 경미하지 않고 피해자가 입은 상해도 가볍지 않으며, 피해자의 연령과 폭행 부위를 고려하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위험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방어능력과 대처능력이 미약한 고령자를 상대로 한 폭행은 이유를 불문하고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피해자가 먼저 손목시계를 뜯었다는 사건의 경위가 있었더라도 폭행 자체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의미다.
500만원 공탁 등 고려해 징역 10개월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항소심에서 피해자를 위해 500만원을 형사공탁한 점, 2001년 음주운전 벌금형 외에는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이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됐다.
유족은 공탁금 수령을 거부했기 때문에 공탁은 제한적으로만 참작됐다. 이에 항소심은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돌봄 과정에서 어르신이 먼저 공격적인 행동을 하거나 물건을 잡아당기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요양보호사의 신체적 대응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