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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판결은 요양원이나 장기요양기관에서 운영되는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도 단순한 오락활동으로 볼 수 없고, 참여자의 연령과 신체상태에 맞는 안전관리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회전, 균형 상실, 급격한 방향 전환처럼 낙상 위험이 큰 동작은 고령자에게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프로그램의 흥미보다 안전성이 먼저 검토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로 볼 수 있다.(이미지=AI) |
요양원에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강사가 어지럼증으로 비틀거리던 참가자를 양손으로 밀쳤다가 넘어져 골절상을 입힌 사고에 대해, 법원이 레크리에이션 강사의 업무상과실치상 책임을 인정했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은 지난 8월 12일 요양원 레크리에이션 강사 A씨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인정해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사고는 2025년 7월 17일 남양주의 한 요양원 강당에서 발생했다. 강사는 요양보호사와 입소자들이 참여하는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진행하면서, 참가자들에게 상반신을 숙인 채 이른바 ‘코끼리 코’ 자세를 하고 제자리에서 세 바퀴를 돈 뒤, 다음 의자 위에 놓인 풍선을 깔고 앉아 터뜨리는 게임을 하도록 했다. 당시 참여자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이었고, 피해자는 해당 요양원에서 근무하던 61세 요양보호사였다.
피해자는 세 바퀴 회전을 마친 뒤 어지럼증으로 몸의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그런데 강사는 피해자를 풍선이 있는 의자 쪽으로 이동시키려는 생각으로 양손으로 몸을 밀쳤고, 이에 피해자가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넘어졌다. 피해자는 양측 슬관절 슬개골 견열골절 등 약 8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법원은 강사의 과실을 분명히 인정했다. 참가자들이 대부분 고령이었고, 제자리에서 회전한 뒤에는 어지럼증으로 넘어질 위험이 높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만큼, 레크리에이션 강사로서는 참여자들의 연령과 건강상태를 고려해 프로그램이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관리·감독하고, 부상 위험이 없도록 면밀히 살피면서 사고를 예방할 주의의무가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법원은 피해자가 이미 비틀거리며 균형을 잃고 있던 상황에서, 이를 안정시키거나 활동을 중단하게 하는 대신 오히려 몸을 밀친 행위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봤다. 단순한 진행상의 실수가 아니라, 고령자 대상 프로그램에서 안전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결과라는 판단이다.
다만 법원은 피고인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피해자를 위해 500만원을 형사공탁한 점, 신체활동을 수반하는 레크리에이션 도중 우발적으로 사고가 발생한 측면이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중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