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 차황면 상중마을 어르신들이 지난 수해의 깊은 상처와 오랜 삶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엮은 그림책을 펴내며 잔잔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10일 산청군에 따르면 상중마을 주민들은 산청공동체회복추진위원회와 문화곳간 만개가 주관하는 ‘잘 지내시죠, 예술로 건네는 산청의 안부’ 사업에 참여해 문화예술 치유 프로그램인 ‘그날, 만약의 순간’ 과정을 진행 중이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지난해 유례없는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마을 주민 11명이 참여했다. 어르신들은 마을을 집어삼킬 듯 들이닥쳤던 거센 물길과 당시의 참담했던 감정을 화폭과 투박하지만 진솔한 글귀로 고스란히 담아냈다. 아울러 위기 속에서도 이웃들이 힘을 모아 둥지에서 떨어진 어린 제비를 함께 구조했던 일화 등 정겨운 마을 공동체의 일상과 회복의 순간들도 함께 녹여냈다.
산청군에서는 지난해 7월 기록적인 극한호우로 1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막대한 인명 피해와 3,271억 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번에 어르신들이 직접 완성한 그림책은 오는 10월 열리는 치유문화제에 정식 전시되며, 관람객과 어르신들이 직접 마주해 소통하는 ‘작가와의 만남’ 자리도 함께 마련될 예정이다.
산청군 관계자는 "이번 작업은 단순한 창작 활동을 넘어 재난으로 마음에 깊은 흉터가 남은 주민들의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을 되찾도록 돕는 뜻깊은 여정"이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되찾고 건강한 공동체의 온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