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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상 수는 34개국의 평균인데, 한국의 장기요양기관 침상수는 평균보다 훨씬 낮다.(이미지=OECD 보건통계 2026) |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이 83.7세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6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기대수명은 OECD 평균 81.2년보다 2.5년 길었고 회원국 중 상위권에 속했다. 오래 사는 사회가 된 것은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문제는 오래 사는 국민이 어디에서, 어떤 돌봄을, 어떤 재정으로 받는가에 있다.
장기요양 이용률은 아직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2024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중 장기요양 돌봄 수급자 비율은 재가 9.1%, 시설 2.7%였다. OECD 평균은 재가 11.2%, 시설 3.6%다. 재가서비스는 10년 사이 증가했지만, 시설 수급률은 2014년 2.5%, 2019년 2.7%, 2024년 2.7%로 거의 정체되어 있다. 기대수명은 길어졌지만 공식 장기요양서비스 이용은 여전히 낮은 셈이다.
여기서 더 주목해야 할 대목은 병상과 침상 구조다. OECD 자료는 6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요양병원 병상과 장기요양시설 침상 수의 합’을 제시한다. 한국은 이 합산 지표에서 51.2개로 OECD 평균 41.2개를 웃돈다. 얼핏 보면 한국의 장기요양 인프라가 충분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장기요양기관 침상만을 뜻하지 않는다. 요양병원 병상과 장기요양시설 침상을 합친 숫자다. 더구나 OECD 평균도 병상은 22개국, 침상은 34개국의 평균을 각각 더한 값이다.
따라서 핵심은 총량이 아니라 구성이다. 한국은 장기요양기관 침상 자체가 OECD 평균보다 충분히 높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그래프상 한국의 총량을 끌어올리는 것은 장기요양시설 침상보다 요양병원 병상이다. 다시 말해 한국은 장기요양기관 침상이 넉넉해서 총량이 높은 것이 아니라, 선진국 장기요양체계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요양병원 병상 의존 구조가 총량을 부풀리고 있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한국형 돌봄”이라는 표현을 다시 물어야 한다. 의료적 필요가 있는 입원은 당연히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역사회 돌봄 부족, 가족 돌봄 부담, 장기요양서비스 접근성 한계 때문에 병원에 머무는 이른바 사회적 입원이 늘어난다면 이는 건강보험 재정에도 부담이 된다. 병원이 돌봄의 빈틈을 대신 메우는 구조가 지속될수록 의료와 요양의 경계는 흐려지고, 의료재정은 장기요양의 미비를 떠안게 된다.
한국은 전체 병원 병상수도 인구 1,000명당 12.5개로 OECD 평균 4.2개의 약 3배 수준이며, OECD 국가 중 가장 많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입원환자 1인당 평균재원일수 역시 17.9일로 OECD 평균 7.9일보다 훨씬 길다. 병상이 많고 입원이 긴 구조는 의료 접근성의 장점일 수 있지만, 고령사회에서는 사회적 입원과 재정 누수의 위험을 함께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병상 중심의 노후 돌봄이 아니다. 장기요양기관 침상 부족, 재가서비스 접근성, 지역사회 돌봄 기반, 요양병원 사회적 입원 관리가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기대수명 83.7세 시대의 과제는 오래 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병원이 아닌 삶의 자리에서, 의료가 아닌 돌봄의 방식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때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