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미온적인 태도에 머물렀던 도시철도(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의 70세 상향 조정과 함께, 70세 이상 어르신을 위한 버스 요금 면제 등 실효성 있는 대중교통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한 대승적 논의가 서울에서 시작된다. 서울시는 대한노인회 서울특별시연합회로부터 ‘어르신 대중교통 정책 관련 공청회 제안’ 공문을 접수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공동 공청회를 개최해 지속 가능한 교통복지 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는 민선 9기 서울시장의 공약인 '70세 이상 어르신의 버스 요금(월 15회 미만) 면제' 제안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조속한 추진을 공식 요청했다. 앞서 지난 6월 19일 진행된 서울시장과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 간의 면담에서도 지하철 무임연령을 70세로 올리는 방안과 K패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월 15회 미만 버스 이용 어르신에게 교통비를 100% 지원하는 방안 등에 대해 양측 모두 긍정적인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현재 어르신들은 노인복지법에 따라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으나, 거주지 주변에 지하철역이 없는 경우 이러한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해 복지 불균형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고령층일수록 병원 방문이나 장보기 등 일상적인 외출을 위해 단거리 수단인 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기준 어르신 무임카드 이용 실적에 따르면, 65~69세의 버스 이용 비율은 12.8%에 불과하지만 80~84세는 26.9%, 90세 이상은 37.8%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버스 의존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현행 65세인 지하철 무임 연령을 70세로 점진적으로 상향해 도시철도 적자 폭을 줄이고, 여기서 절감된 재원을 활용해 실질적인 수요가 높은 70세 이상 어르신의 버스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가적인 예산 부담 없이 재정 효율화를 통해 신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버스비 지원의 경우, 대중교통을 월 15회 이상 이용해 이미 K패스 할인 혜택을 받는 이들을 제외하고, 15회 미만으로 이용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후에 요금을 환급해 주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미 서울시의회 발의로 ‘서울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도 통과된 상태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어르신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노인의 기준 연령이 평균 71.6세로 나타났고, 통계청 조사에서 6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2000년 29.6%에서 2025년 40.7%로 크게 늘어난 점도 연령 상향 논의의 현실적 배경이 되고 있다. 무임승차 제도가 도입된 지 약 40년 만에 고령화와 사회활동 양상의 변화를 반영한 대대적인 기준 재정립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향후 개최될 공청회는 서울시와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며, 일반 시민들도 자유롭게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서울시 누리집 등을 통해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를 안내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르신 교통복지는 건강한 일상과 사회 참여를 뒷받침하는 핵심 정책인 만큼, 변화한 시대 여건에 맞춰 실효성 있는 지원은 강화하되 제도의 지속 가능성도 함께 높여가겠다"며 "충분한 의견 수렴과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세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교통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