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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마음 안심수저 |
“어르신들의 밥상이 곧 삶입니다.”
‘세모녀’의 이한결 대표는 조용히 말을 시작했다.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를 돌보던 어느 날, 단단한 스테인리스 숟가락으로 식사하던 중 치아가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사건은 이 대표에게 너무나도 선명한 문제의식으로 남았고, ‘봄마음 안심수저’라는 이름의 작지만 단단한 대답으로 돌아왔다.
어르신을 위한 수저, 젊은이까지 매료시키다
'봄마음 안심수저'는 어르신들의 연하곤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수 실리콘 소재로 제작되었다. 인체에 무해하고 환경호르몬 걱정이 없으며, 다양한 컬러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까지 한다. 고령자의 손 떨림, 치아 약화, 삼킴장애 등을 모두 고려한 인체공학적 설계는 식사 도중의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는 또 하나의 장치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이 제품이 단지 고령친화용품으로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이어트 수저로도 좋아요.”
팝업스토어 현장에서는 젊은 세대의 구매가 활발했고, 백화점에서는 ‘1분에 1개’씩 팔리는 기록까지 세웠다.
이한결 대표는 “어르신을 위한 제품이지만, 디자인적으로 세련돼 누구나 쓰기 좋다”고 설명했다. 상품 하나가 고령층의 ‘전용’이라는 인식을 넘어서며, 오히려 대중적 인식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연하곤란 어르신, 더 이상 혼자 끼니를 걱정하지 않아도
노인인권수첩에는 "연하곤란 어르신에게 빵, 떡, 고기, 찰밥 등을 덩어리째 제공하지 말 것", "질식 사고에 대비할 것", "가급적 전문 식품과 도구를 제공할 것"이라는 지침이 적혀 있다.
이러한 점에서 ‘봄마음 안심수저’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어르신의 생명을 지키는 도구이자, 일상의 삶을 회복시키는 인권의 연장선이다.
“연하곤란은 어르신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식사에 대한 두려움과 외로움을 키웁니다. 저는 그 고통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이한결 대표의 말에는 자신이 직접 겪은 간병 경험에서 비롯된 간절함이 배어 있었다.
식기에까지 확장되는 ‘봄마음’, 어르신 식탁의 전면 혁신
최근 이 대표는 조심스럽게 새로운 개발 소식을 귀띔했다.
“지금 어르신용 식기를 개발 중이에요. 역시 디자인과 소재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어야 하죠.”
다만, 걱정도 없지 않다.
“이번에도 또 젊은 사람들이 더 좋아해버리면 어떡하죠?”
이 대표는 웃으며 말했지만, 그 안에는 고령층의 일상에 진짜 변화를 가져오고 싶은 진지한 바람이 담겨 있었다.
일본 수출 앞둔 봄마음, 세계로 나아가다
2023년 설립된 ‘세모녀’는 이미 다양한 국내 창업 경진대회에 선정되었고, KBS 9시 뉴스에도 소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24년에는 '대한민국 글로벌 생활명품'으로 선정되었고, 일본 수출을 위한 박람회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지혜와 정성을 담아 세계 무대에서도 어르신들의 식사를 바꿔보고 싶어요.”
실제로 일본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대표 국가로, 고령친화용품 시장이 매우 활발하다. 이한결 대표의 ‘봄마음’이 그 문을 두드리고 있다.
‘봄마음 안심수저’는 단순한 노인 식기류가 아니다
연하곤란 어르신의 삶을 바꾸는 도구이고, 치매라는 긴 터널 속에서도 여전히 따뜻한 식사를 가능하게 해주는 희망의 상징이다.
젊은 세대의 취향도 저격한 이 수저가, 어르신의 삶을 위한 따뜻한 배려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깊다.
식기로 확장되고 있는 이한결 대표의 도전,
2025년 일본 수출의 성공을 기원하며, 오늘도 ‘안심수저’ 위에 담길 한 끼가 어르신들의 마음을 녹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