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대상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브로커들과 이들과 결탁한 병원들은 환자들의 불필요한 장기 입원을 유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들이 수년간 병원에 머무는 '묻지마 입원' 현상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중증도에 따라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의료중도 △의료경도 △선택입원군으로 구분되며, 그 중 일상생활이 가능한 ‘선택입원군’ 환자들로 병실을 채우는 병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요양병원에 입원한 전체 환자 중 14%인 7만3470명이 선택입원군에 해당되었으며, 이는 10명 중 1명은 입원할 필요가 없는데도 병실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11곳의 요양병원에서는 모든 입원 환자가 선택입원군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에서 만난 한 환자는 "식사도 잘 나오고 생활하기가 편해 요양병원에 3년째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요양병원 입원은 큰 경제적 부담을 동반한다. 국립암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요양병원을 이용하지 않는 환자는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진 1년차 이후 의료비 지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요양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는 2~5년차에도 1년차와 유사한 수준의 의료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5년차 폐암 환자의 경우 요양병원을 이용하지 않을 때는 연평균 의료비 지출이 120만 원에 그쳤지만, 요양병원을 이용하면 1290만 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해당 연구는 요양병원을 이용하지 않는 환자들의 경우 암 진단 1년차 이후 의료비 지출이 크게 감소하는 반면, 요양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 시기에도 높은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